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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는 중/인문학

[인문학/책추천/시]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 정재찬 지음

<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

자기 삶의 언어를 찾는

열네 번의 시 강의

 

정재찬 지음

생업 노동 아이 부모 몸 마음 교육 공부

열애 동행 인사이더 아웃사이더 가진 것 잃은 것

 

인생 전반에 걸쳐 가히 모든 부분에 대해서

해답이라기보다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일러주는 책입니다.

 


노동

Q. "죽어라 일하는데 왜 나는 죽지도 않고 왜 일은 줄지도 않는가?"

A. "일은 하면 할수록 늘기 때문" - p.45

 

"우리는 누구나 '무엇인가'가 되고 싶어 합니다." - p.51

 

하지만, 우리의 꿈은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이어야 할지 모릅니다.

가령 '교사'는 이삼십 대 안에 되든지 안 되든지 결정이 나지만,

'존경스러운' 교사는 평생토록 이루기 힘듭니다.

 


마음

"결심이란, 살아온 나에 대한 부정이었고,

살아갈 나에 관한 긍정이었습니다." - p.134


교육

 

시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시를 읽었을 때 마음 한편이 뭉클해지던 한편,

주위 소외받는 가정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편치 않았던 시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

 

   복효근                                          

 

어둠이 한기처럼 스며들고

배 속에 붕어 새끼 두어 마리 요동을 칠 때

 

 

학교 앞 버스 정류장을 지나는데

먼저 와 기다리던 선재가

내가 멘 책가방 지퍼가 열렸다며 닫아 주었다.

 

 

아무도 없는 집 썰렁한 내 방까지

붕어빵 냄새가 따라왔다.

 

 

학교에서 받은 우유 꺼내려 가방을 여는데

아직 온기가 식지 않은 종이봉투에

붕어가 다섯 마리

 

 

내 열여섯 세상에

가장 따뜻했던 저녁


선재는 이 시의 주인공인 화자가 눈치채지 못하게끔

가방이 열렸다는 핑계로, 끼니를 제 때 챙기지 못하는 화자에게

몰래 붕어빵 다섯 마리를 넣어줍니다.

 

이토록 배려심 깊은 선재를 보며

어른인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저렇게 사려 깊은 행동을 내비치지는

차마 못했으리라

숙연히 반성하게 됩니다.

 

주변 이웃에 관심을 갖고

관찰의 중요성을 시사합니다.

 

이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의미이기도 한데,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p.181

 

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입니다.

관찰을 통해 우연의 기회를 잡아

사회적으로나 인성으로나

부족함 없는

사람

 

그것이

우리가 사회에서

궁극적으로

지향해야하는

목표가 아닐까요


앞서 소개하지는 못했지만 신형철 평론가의

 

"나로 하여금

좀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 p.223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무분별하게 정보를 받아들여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무한한 경쟁을 펼치는 데

한 숨의 휴식과 같은

책입니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그리고 생각지 못했던

사고들을 일깨워주며

 

결심 많은 하루를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무엇을 추구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던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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